이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가벼운 무게와 크기와 가격에
담긴 내용은 알차고 신선해서
소설보다 시리즈를 구매하면 완벽한 장보기를 한 기분이 든다.
소설보다 여름 : 2024 에는
서장원 작가의 [리틀 프라이드]
예소연 작가의 [그 개와 혁명]
함윤이 작가의 [천사들(가제)]
세 단편소설이 실려 있었다
[그 개와 혁명]을 읽으면서는 '죽음을 도모하며 삶을 버티는 행위‘라는 표현 하나 만으로 예소연 작가의 작품을 더 읽고파졌고
AI 부활이라는 어이없는 개념을 떠올리기만 해도 침을 뱉고 싶어졌다
인간다운, 아니 생명체다운 삶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십니까?
[천사들(가제)]를 읽으면서는 소설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에게도 이런 소설이 있다면.. 좋겠다
소설쓰기 책을 읽은 후로 되려 소설 쓰기를 포기한 적이 있다만 다시금 열의가 오를랑말랑한다
[리틀 프라이드]를 읽고 나서는 메모장을 바로 켰다
이러저러 고민 끝에 다음 공식을 하나 도출해 보았다
절대 당당함 = 겉보기 당당함 - 자기의문 - 눈치
단, 자기의문+눈치 >0
언젠가 특이한 차림새를 한 사람을 보고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저런 남들과 다른 모양새를 가지고 있으면 - 물론 나쁜 게 아니라는건 확실함 - 삶이 불편해지는건 사실이지 않느냐고
친구는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특수성을 얻는 것이라고 딱잘라 얘기했다. 특수성에는 코스트가 드는게 당연하다고
그 코스트의 긍정/부정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순리가 과연 당연해야하나 하고 한 번 더 생각한다
나는 개성이 강해서 한눈에 띄는 스타일까지는 아니다만
같은 나이대의 티피컬한(도대체 티피컬한게 뭘까?) 회사원에 비해 다르다는 평가를 자주 받는 편이다.
삶에 있어 불편한 수준은 절대절대절대 아니다만
그런 얘기를 자꾸 듣게 되면 과연 내가 이상한걸까 자기의문을 품게 된다.
‘겉보기 당당함'이 어색하게 나를 한 겹 감싸게 된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이들에게
세상은 '외부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라' 조언한다.
자기의문과 눈치가 남겨진 당당함을 프라이드라 말해도 되는가
그렇담 프라이드가 있는 자는 과연 있는가
100%가 없다는건 물질 세계를 넘어 정신 세계에서도 적용된다
퍼펙트 프라이드는 없는가보다
대신 리틀 프라이드도 썸 프라이드도 랏츠오브 프라이드도 있다 어느 것이든 프라이드라는건 변함 없다
그럼 된 걸까
차치하더라도
나는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프라이드에 오롯이 박수친 적이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에 당당하다면 그것도 프라이드가 될 수 있는가
도르마무 도르마무...
성찰도 반성도 아닌
끝도 없는 생각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계절의 소설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왠지 공허한 여름의 시작에 무언가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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