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기 (31) 썸네일형 리스트형 [250220] 조디 그립 내한공연 (Geordie Greep Live in Seoul) 2주나 지나 야악간 낡아버린 기억을 더 낡기 전에 기록해 보고자 한다. 어느날 애플뮤직 추천에 떠버린 Holy, Holy를 별 기대 없이 들어 보았다가 귀가 뜨여 뮤비를 보고 또 돌려보고내한공연이 뜨자마자 예매를 해버렸다. 조디그립의 이전 팀인 블랙미디는 너무 난해해서 힘든 경향이 있었는데솔로로 낸 [The New Sound]는 아주 듣기 좋았다. 브라질 냄새가 솔솔 나는 라틴에 변칙적인 재즈에 강렬한 락 사운드에살랑이다가 쾅쾅거리다가 사그라들었다가 폭발하는이걸 퓨전이라고밖에 못부르는 내가 미운데 여튼간에말 그대로 '뉴-사운드' 의 느낌이었다. 목요일 저녁, 기대감을 잔뜩 안고 작고 소중한 롤링홀에 입장했다. 조디그립의 음악이 특이하니만큼 특이한 사람들이(!!) 많았다.남성 비율도 압도적으로 많았고.... [250126] Tone Studio Live 고고학(GOGOHAWK) 고고학의 단독 공연에 (또) 다녀왔다.지난 10월에 다녀왔던 기억이 좋았어서다. 이번 공연은 톤스튜디오였다.톤스튜디오에서는 전자양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블로그에 기록하기 전인가 보다.)음향이 워낙 좋았고 소규모 나무 소재의 공연장의 따스함이 인상적이었다. 톤스튜디오는 이름처럼 원래 스튜디오로 사용되는 곳인지라 소리가 정말 '잘' 들린다. 고로 이곳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연주에 쫄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출 같은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고로 또 고로 고고학의 톤스튜디오 공연은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여튼 공연은 고고학 그들의 표현대로 '차력쇼'에 가까웠다. 이들의 음악은 이어폰으로 듣기엔 편안하지만실물 구현에는, 또 실물 감상에는 많은 체력을 요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음원과 다른 편곡의 연주가-.. [250119] betcover!! "uma tour 2" in Seoul 벳커버 내한공연 작년 아팝페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betcover!! (그날의 야메떼... 야메떼...는 아직 생생하다.)그의 단독공연에 다녀왔다. 그새 입소문이 난 건지 이번 공연은 현장판매 없는 매진이었다.입장하니 대기 시간 동안 말 울음소리가 들렸다. 말 소리라는 건 공연장에서 생전 들어본 적 없기에 '이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시작부터 확 들었다. 근데 하필 이 날 아침에 TV동물농장에서 폐마(퇴역한 말을 폐사시키는)에 대한 내용을 시청했던지라마음 한 켠은 울적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힘차고 비장한 생명체가 인간에게 쓸모가 없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비참하게 아사하는 괴리강한 모든 것은 자본이라는 욕심 앞에서 약해진다.여튼 공연도 비장했다. 시작과 함께 우마 앨범의 곡들이 쏟아지듯 펼쳐졌고 소리의 솜뭉치 안에.. [241026] 미확인 영혼들의 정기 모임 - 유령서점, 녹이녹, 릴리잇 머신 애플뮤직의 추천으로 유령서점의 개똥벌레를 처음 듣고난 뒤좀 더 소프트한 다브다같은... 웅성거리는 전개와 무심한 여성 보컬이 마음에 들어 여러 번 EP를 돌려 들었다. 이후 마침 시간이 비는 날 공연을 한다길래 예매했다.그땐 미처 몰랐다. 저 날이 할로윈 주말이고 공연장은 홍대라는 사실을 어쩐지 공연 제목이 [미확인 영혼들의 정기 모임] 이라길래 뭔놈의 컨셉이 저런가 싶었다.어쩐지 드레스코드를 까만색으로 정해주길래 뭔놈의 공연에서 드레스코드까지 정해주나 싶었다. 여튼 홍대에 도착하니 차려입고 놀러나온 젊은이들이 바글거려서 약간 쫄아있는 상태로 공연장에 입성했다. 공연장은 공상온도 라는 곳이었는데 평소에는 카페 겸 바로 운영된다고 한다. 작은 공연장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90% 이상 까만색 옷을 .. [241015] 먼데이프로젝트 시즌7 : Our universe - 고고학 단독콘서트 애플뮤직의 추천으로 [고고학]이라는 밴드의 '영원'을 우연히 접하고 난 뒤한동안 그들의 Vol.4 앨범을 주구장창 들었었다.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다채로움을 가진 고고학의 음악은 최근 어떤 밴드에서도 접하기 힘든 깊고 상쾌한 키보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서정적인 멜로디에는 한참의 토이 음악을 떠오르게 하는 노을빛이 묻어있고 추상적인 주제와 가사들은 재생이 끝난 뒤 한 번더 반복재생을 누르게끔 보챈다. 그렇게 반복재생하다보니 어느새 난 단독 공연을 예매하고 있었다. 공연은 애매한 화요일 저녁 합정에서 열렸다.처음 보는 공연장 - 벨로주와 무신사개러지 사이에 있는 클럽온에어라는 곳이었는데무대에 깔아놓은 카펫의 무늬와 색이 따뜻한 무드를 만드는 곳이었다. 공연은 어색하고 좋았다.어색했다는 건.... [241011] 2024 숙명여대 작곡과 추계 작품 발표회 Soundflakes in Autumn 오늘은 좀 특별한 공연 후기를 작성한다. 우연한 기회로 인연이 닿은 멋진 친구의 작품 발표회가 있었다.친구의 초대를 받았을 때 꼭 가고 싶었고, 다녀 와 보니 꼭 다녀오길 잘 했다 싶었다. 대중음악이 아닌 클래식의 범주를 따졌을 때우리는 대부분 큰 공연장에서, 증명된 연주자들의, 대부분 수 백년은 더 된- 다수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 음악을 듣기 마련이다.이 공연은 그 모든 일반적 경험들을 벗어나는 것이었다.젊은 창작자들의 시야가 돋보였다. 곱디 고운 모래가 되지는 못한, 아직 조금은 거친 모래로 이루어진 모래사장 같았다. 유난히 석영 물질을 가득 품은 모래들은 눈부신 눈꽃송이들처럼 반짝였다. 몇 가지 인상에 남는 곡들을 연주 순서대로 적어 본다. 네 번째 곡이었던 박가예님의 [피아노와 바리.. [240804]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IPRF 2024 - Day 3 마지막 날 가장 더웠다. 존재론적 땀은 당연지사에다가 햇볕이 유난히 뜨거워서 온몸이 지글지글 구워지는 것 같았다. 세이수미를 보기 위해 시간 맞춰 왔기에 3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죽을 것 같았다. 게다가 사람도 많았다. 데이식스 공연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손목에 일요일 1일권 입장팔찌를 찬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팬으로 추정되는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고, 평소 락페에서 잘 보이지 않는 중년 여성 관람객도 왕왕 보였다. 데이식스 팬들이 페스티벌 첫 날인 금요일부터 일요일 펜스를 잡기 위해 입장 줄을 '자기들끼리' 서서 논란이 되었었는데 (대부분 페스티벌에서는 입장 줄을 며칠 전부터 서지 않는다. 아이돌 공연과는 다른 문화) 와 어떤 크기의 사랑이면 이 쪄죽는 여름에 2박.. [240803]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IPRF 2024 - Day 2 매 해 그렇다. 덥고 힘드니 둘째날은 천천히 가야지 마음먹지만, 막상 당일이 되면 전날의 계획보다 한 시간은 일찍 가게 된다. 의아해하는 친구에게는 집에 있으면 심심하니 일찍 나오는 거라고 말하지만 실은 펜타포트가 좋으니까 더워도 그냥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고 싶은 맘 탓이다. 굳이 보태자면 일찍 가면 맥주 한 잔 더 마시기 때문이기도 하고 올 해도 그렇게 원래 계획했던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시간에 가려고 했는데, 브로큰발렌타인 시간대에 도착했다. 이날 낮은 지글지글했다. 존재론적 땀이 흘렀다. 존재론적 땀이란 말 그대로 존재하기만 하면 흐르는 땀이다. 아무 짓도 안하는데 온몸 구석구석에서 땀이 흘렀다. 평소 느껴보지 못한 땀샘의 위치를 파악하는, 나를 알아가는 시간 펜타포트.. [240802]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IPRF 2024 - Day 1 여름이 돌아왔다! 나의 첫 펜타포트는 2014년이었으니 꼭 10년째다 매해 더워지는 계절의 야속함에 곤란했지만 올 해도 끝내주게 잘 놀고 왔다. 따끈한 기억을 글로 남겨 보자. 금요일 첫 날, 브로콜리너마저 시작 전에 도착했다. 매년 돗자리를 깔던 메인과 서브스테이지 사이의 언덕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갈 곳을 잃고 VIP존 앞에 조그맣게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 이후 락페 유입러가 많아져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사람이 많다는 건 쓸데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펜타 인스타 댓글창을 열면 살벌한 불만러들이 가득한데 뭐 그렇게 욕할거면 지들이 운영하던지 싶은 류의 방구석 전문가님들이 한바가지다 그렇게 싫으면 오질 말지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네 불만 없이 즐거이 놀기만 해 오던 고인물은 인파에.. [240726] 제66회 라이브클럽데이 - 서울전자음악단, 까데호 지난 달에도 라클데를 다녀왔다. 통장이 홀쭉해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공연 라이브클럽데이 일단 블라인드 사고 표는 늘 남으니 일반 풀리면 동행인을 구해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급작스러운 이승윤씨의 라인업 등장으로 일반 티켓이 동나버렸다 그래서 혼자 다녀왔다 간만의 솔플이었다 퇴근하고 밥먹고 슬렁슬렁 87댄스를 보러 갔는데 (심지어 십분 전쯤이었는디) 어이가 없게도 만석이라 벨로주에 들어가질 못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팔칠댄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누군가 알려주세요 제발 최근 나온 EP가 기존 곡들보다 좋아서 기대 중이었었는데 아쉬웠다. 다른 땡기는건 딱히 없어서 갈 곳 잃은 이들을 품어주는 라클데의 빛과 소금, 에반스로 향했다 변박요정의 공연이 있었다. 기대도 없이 간 곳이었고 기대가 없어..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