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톤베리페스티벌 (5)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3 글래스톤베리] 230625 Day 5 전날부터 티피 샤워장에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 이슈가 있었다. 당연히 고칠 줄 알았건만 (왜냐면 낮동안 고치는 시늉을 했거든) 아침에 눈을 뜨니 일찍 일어나 이미 씻고 온 동행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찬물밖에 안나온단다. 오마이갓 낮엔 더워죽겠다가도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뚝 떨어져 매우 추운 편이었기에 (핫팩을 침낭 안에 터트린 채 잠을 잤다.) 아침의 따뜻한 물 샤워는 그동안의 축복이었다. 축복이 동나버리자 아침 샤워는 순식간에 벌칙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모든 상황에 긍정적이고 느긋하던 양놈들도 티피존 운영진들에게 따지고 드는걸 보니 내게만 벌칙은 아니었나 보다. 달달 떨면서 씻고 나니 아침은 더욱 꿀맛이었다. 남은 라면을 소진했다. 물론 모닝알콜도 함께했다. 심지어 동행인 한 명은 식사를 빠르게 .. [2023 글래스톤베리] 230624 Day 4 나흘, 여정의 절반을 지나 끝을 향해가고 있던 때 아쉬움과 피곤함이 공존하던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 전날 밤 컵라면과 누룽지로 아침식사를 하자 말하고 잠들었던지라, 아침에 모두가 드릉거리며 작고 소중한 돗자리 위로 모였다. 컵라면에 누룽지를 쏟아붓고 끓인 물을 부어 먹었다. 누룽지가 킥이었다. 한국에서 무겁게 공수해 간 보람이 있었다. 모두가 구수한 맛에 감격하고 극찬했다. 밥을 순식간에 비우고 우리의 멋쟁이 동행인이 가져온 드립백 커피를 마셨다. 비록 귤 향이 나서 요상한 느낌이기는 했지만, 간만에 느끼는 모닝커피는 달콤했다. 물론 모닝커피도 위스키와 같은 스뎅 그릇에 먹는 것이 이곳의 룰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일찍 공연을 보러 나왔다. Say She She라는 여성 알앤비 트리오를 보러 웨스.. [2023 글래스톤베리] 230623 Day 3 드디어 본격 공연 시작의 날이 밝았다. 일찍 일어나 전날 줄이 길어 가보지 못한 리본 타워에 올라 보았다. 올라와서 본 풍경은 사실 그리 멋지다 할 건 없었다. 그저.. 넓은 평야와... 그곳을 가득 메운 텐트들 그리고 계속 드는 의문. 이사람들 본인 텐트 어떻게 찾아가는 것일지 그래도 올라왔으니 이빨 보이며 사진 여러 장 찍고 내려갔다.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 열리는 워시팜이라는 이 거대 농장에는 우유가 유명하단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일 아침마다 우유와 시리얼을 먹는다고는 하던데, 우리는 셋째날 첨으로 시도해 보았다. 수많은 가게들 중 소 모양 조형물이 매달려 있는 곳에 가면 그곳에서 우유와 쥬스 등을 팔고 있었다. 유당불내증을 가진 평범한 한국인인 나는 친구가 사본 것을 반모금쯤 먹어본 것이 전부였.. [2023 글래스톤베리] 230622 Day 2 어제 글래스톤베리 동행들과 송년회 모임을 가졌다. 한 분이 블로그에 글래스톤베리 포스팅을 올린 게 있어서 그 포스팅을 토픽으로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추억을 꽃피우며 하하호호 하는 와중에 차마 '나도 막 포스팅하기 시작했어!'란 말을 하지 못했다. 왜냐면 부끄럽잖아 노트북을 키고 타자를 치는 지금 살짝 찔리니 미리 사과부터 박아야겠다. 혹여나 인터넷 세상의 파도에 휩쓸려 이 보잘것 없는 블로그에 닿은 팀지토 일원이 있다면 미리 얘기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네네 예... 여기도 여러분들의 추억이 글로 남겨져 있답니다. 그리울 때 놀러오십사 저도 '지토'라는 키워드를 써보겠습니다 지토 지토 지토 지토... 여하간 본격적으로 영국 거대 농장에서의 이튿날 기억을 소환해 보자. 첫날 밤에 열심히 술을 마시고.. [2023 글래스톤베리] 230621 Day 1 글래스톤베리에 다녀온지 어언 반년이 지났다. 불쌍한 파워직장인인 나에겐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만 딱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화요일 저녁에 런던에 도착하고, 월요일에 한국으로 나가는 여정 그래서 그 알찼던 5일을 뭐라도 남겨놔야할 것만 같다. 한 해가 지나기 전 뭐라도 적어놔야 기억이 덜 휘발되겠지 전날밤 호텔이지만 호스텔보다 자그마한 골방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낑낑거리며 짐덩어리를 앞뒤로 맨 채 한국에서 몇 번 만났지만 미처 말도 못 놓은 동행 일부를 만났다.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배려심으로 서로에 대한 정보를 캐내지 않던 착하디 착한 여러분들... 그치만? 꿈에그리던 글래스톤베리 버프 덕인지 용기내서 건넨 '말놓을까요?' 한 마디에 아주 수월히 말을 놓고 순식간에 칭구칭..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