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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240726] 제66회 라이브클럽데이 - 서울전자음악단, 까데호

지난 달에도 라클데를 다녀왔다.
통장이 홀쭉해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공연 라이브클럽데이

일단 블라인드 사고 표는 늘 남으니 일반 풀리면 동행인을 구해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급작스러운 이승윤씨의 라인업 등장으로 일반 티켓이 동나버렸다
그래서 혼자 다녀왔다 간만의 솔플이었다

퇴근하고 밥먹고 슬렁슬렁 87댄스를 보러 갔는데 (심지어 십분 전쯤이었는디)
어이가 없게도 만석이라 벨로주에 들어가질 못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팔칠댄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누군가 알려주세요 제발
최근 나온 EP가 기존 곡들보다 좋아서 기대 중이었었는데 아쉬웠다.

다른 땡기는건 딱히 없어서 
갈 곳 잃은 이들을 품어주는 라클데의 빛과 소금, 에반스로 향했다

변박요정의 공연이 있었다.
기대도 없이 간 곳이었고 기대가 없어서 큰 실망도 없지만 그렇다고 감흥도 없는 그정도의 공연이었다.
어떤 점을 지향하는지 모르겠다는 느낌
내가 재즈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여튼 취향이 아니었다고 하자.

라클데 마음의 고향



이후 시간맞춰 서울전자음악단을 보러 에반스의 짝꿍 FF로 향했다.
새내기시절 스페이스공감 공연으로 신윤철을 본 뒤 그에게 푹 빠져서 셀프타이틀 앨범을 질리도록 들었었다.
그 후로 공연을 볼 일은 없었는데, 10년이 넘게 지나 클럽공연으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

여전히 멋있었다. 
무겁고 여유로운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공간을 매웠다.
연주는 더 할 말이 없게 완벽했고
공연을 보는 이들에게서 빠져나오는 존경심이 공연장 내부를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어린 친구들은 넋을 놓고 즐기고, 오랜 팬들도 환호하며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버드와이저 한 병과 서전음의 강렬한 나른함에 취기가 올랐다.

멋있어요 아저씨 사랑해요 아조씨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도 모른 채 공연이 끝났고 
다음 공연인 까데호를 기다리며 맥주를 한 병 더 시켰다. 
취기가 더 오르고 까데호의 연주는 천국같고~
베이시스트 재호님 생일인지 일축하 노래도 부르고~
신나서 흔들거리고 비틀거리고 까딱거리는 50분여였다.

버드와이저 가치가 충분한 육천원



무대 위 까데호를 볼 때 기분이 좋아지는건
비단 음악과 연주가 끝내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연주자들의 애티튜드가 좋다.
특히 기타리스트 태훈님은 어쩜 저렇게 행복해보일 수 있는지
기분이 째지는 인간의 표정이 궁금하면 이태훈씨 직캠 (있나? 있겠지?) 찾아보면 될 거다.

필링 라이크 헤븐



여튼 덕분에 나도 기분이 째졌다.
최근 이러저러 숨이 버거운 날들이 많았는데
이번 라이브클럽데이를 즐기는 시간 동안은 수월하게 숨을 쉬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과정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었다.
자연스러운 시간이었다.
지연스러운게 어렵지 않아 즐거운 금요일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