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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240531] 제65회 라이브클럽데이 - 히코, 다브다

간만에 다녀온 라클데
바쁜 기간과 겹쳐서 갈지말지를 공연 2일 전까지 고민하다가
고민할수록 히코씨 보고픈 맘이 커져서 결국 예매했다.

히코의 2021년 발매 EP인 [Police]를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한다
한때 이어폰을 끼면 무조건 폴리스부터 틀었던 때가 있었더랬다.

이후 아기자기한 알앤비나
감성 낭낭한 발라드 싱글을 몇 개쯤 더 냈고
그들도 모두 다 좋았다.
미니멀한 음악이지만 담긴 감성은 맥시멈한 그의 곡들

이번 공연은 아주 귀여웠다.
공연이 귀여운게 뭐냐고 묻는다면
그는 선물도 준비하고, 멘트 타임의 멘트뿐만 아니라 배경도 준비하고, 등장씬도 야무지게 준비하고
심지어 전날 밤에 관객을 위한 편지까지 작성해서 무대에서 낭독해 줬다.
이게 정녕 팬미팅이 아니라 라클데 무대가 맞는가 싶었지만
정성이 느껴졌고 정성이 모두에게 통했는지 관객 모두가 두손을 모으고 그를 예쁘게 바라봐 주는 40분여였다.

성호형의 글씨체



라이브 퀄리티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세션도 훌륭하다고 하긴 어려웠고 보컬도 불안함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거든
(미안해요 히코씨 음원이 듣기 더 좋기는 합니....ㄷㅏ....)
허나 밴드 세션으로 듣는 노래들은 평소보다 더 풍성해서 특별했고
조금은 완벽하지 않아 흐뭇하게 감상할 수 있던 것 같기도 하다.
때론 완벽하지 않아 좋은 것도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신곡 연주도 했다. 제목이 뭐랬더라... 헤어진 뒤에 였나 그런 느낌이었는데
곡이 좋았다! 세련된 시티팝 느낌의 전개가 김현철 음악같다는 감상을 받았는데, 추후 히코씨와의 DM에서 이 감상을 얘기했더니 김현철 생각을 하며 쓴 곡이 맞다고 답해 주었다.
그의 의도를 맞춘 듯하여 괜히 기분 좋았다. 그도 내 얘길 듣고 기분이 좋았길

며칠이 지난 지금 마지막 곡이었던 [요즘 나는]의 라이브가 생각난다.
히코씨가 그 곡에 담긴 사연을 말해 주었는데
듣고 나니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을 매우는 3분이 큰 아름다움으로 느껴졌다.
경험이 음악이 된다는 건 거대한 일이다.

꼭 예쁜 사랑 하세요 히코씨



그렇게 히코의 공연에 취한 채 다브다를 보러 갔다.
라이브를 한 번쯤 보고 싶었던 팀

한 4~5곡쯤 봤을까 버티지 못하고 빠져나왔다.
곡도 좋고 연주력도 상당하고 관객 분위기도 진짜 다 좋은데
시작부터 내리 달리기만 하는 차력쇼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글래스톤베리에서 셰임을 봤을 때가 생각났다.
이들의 음악은 라이브 클립이나 음원으로 만족해야겠다.
(음악은 매우 좋다 셰임도 그렇고 이들도 그렇고...)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라이브(오해 ㄴ 좋은 뜻)



재미있었다.
모자란 라이브에 마음이 기쁘게 솟은 한 팀과
흠잡을 곳 없는 라이브에 마음이 버거워진 한 팀을 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