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자 거의 싸우다시키 토론했고
참을 수 없는 울분에 상호 간 흔치 않은 데시벨이 오갔다.
건전하지만 격렬한 의견 나눔을 즐겨하는 이들은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누군가와 관람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동 감독의 [우연과 상상]을 보고
참을 수 없는 하품의 연속으로 눈물을 열렬히 흘렸던 바
해당 영화 관람 시 걱정을 가득 안고 극장에 들어갔다만
9할 5푼쯤은 걱정대로 흘러갔고
(왜이리 진행하지 진심인가? 싶을 정도였음)
남은 5푼은
예상치 못하게 찡그러진 미간과 다물어지지 않는 입으로 (으악!)
스크린과 옆자리 사람을 번갈아 볼 수밖에 없었다.
선도 악도 늘 존재한다.
그치만 그 존재하는 선도 악도,
'정의되었기에' 선그어진다.
그 전까지는 그게 선인지 악인지 구분은 커녕
선과 악이라는 단어로 설명되는지도 알 수 없다.
시작과 끝이 모호한 커다란 순환 속
누구의 잘못도 없지만
어느 새 어느 연유에서건
누군가의 잘못은 '있어야만' 하게 된다.
그걸 누구의 탓이라 할까?
의도 없는 악은 악일까?
혹은
의도가 선일 지라도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순리대로 삶을 이어가는 우리는
그리고 우리를 감싸는 자연은
그냥 그렇게 존재한다.
뻔한 일상적인 상황이 흘러가기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냥 그렇게 존재하는 거다.
여하간 어려워 죽겠다
허세 다 빼고 드는 생각들은
1. 래디컬 자연주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고
2. 아이가 있다면 사랑으로 관심으로 아껴주어야 할 것 같고
3. 왠만하면 사슴고기 대신 농장에서 길러진 다른 고기를 먹자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벤 외스툴른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 (0) | 2024.07.01 |
---|---|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키메라] (0) | 2024.05.15 |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1) | 2023.12.17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1) | 2023.11.06 |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1) | 2023.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