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자 거의 싸우다시키 토론했고 

참을 수 없는 울분에 상호 간 흔치 않은 데시벨이 오갔다. 

건전하지만 격렬한 의견 나눔을 즐겨하는 이들은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누군가와 관람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동 감독의 [우연과 상상]을 보고 

참을 수 없는 하품의 연속으로 눈물을 열렬히 흘렸던 바 

해당 영화 관람 시 걱정을 가득 안고 극장에 들어갔다만

 

9할 5푼쯤은 걱정대로 흘러갔고

(왜이리 진행하지 진심인가? 싶을 정도였음)

남은 5푼은 

예상치 못하게 찡그러진 미간과 다물어지지 않는 입으로 (으악!)

스크린과 옆자리 사람을 번갈아 볼 수밖에 없었다. 

 

선도 악도 늘 존재한다. 

그치만 그 존재하는 선도 악도, 

'정의되었기에' 선그어진다. 

그 전까지는 그게 선인지 악인지 구분은 커녕

선과 악이라는 단어로 설명되는지도 알 수 없다. 

 

시작과 끝이 모호한 커다란 순환 속

누구의 잘못도 없지만 

어느 새 어느 연유에서건

누군가의 잘못은 '있어야만' 하게 된다. 

 

그걸 누구의 탓이라 할까? 

의도 없는 악은 악일까? 

혹은

의도가 선일 지라도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순리대로 삶을 이어가는 우리는

그리고 우리를 감싸는 자연은

그냥 그렇게 존재한다. 

뻔한 일상적인 상황이 흘러가기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냥 그렇게 존재하는 거다. 

 

여하간 어려워 죽겠다 

허세 다 빼고 드는 생각들은 

1. 래디컬 자연주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고 

2. 아이가 있다면 사랑으로 관심으로 아껴주어야 할 것 같고 

3. 왠만하면 사슴고기 대신 농장에서 길러진 다른 고기를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