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승우 작가의 [이국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제대로 사라지려면 남들이 나를 지워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하긴 한 건가 게다가 스스로 사라졌다는 감각이 있을 수는 있나 싶고 타의로 사라진 황선호는 잊혀질 미션을 받았지만 자의로 잊혀진 김경호를 찾았다. 파스칼의 원리를 유체뿐 아니라 운명에도 적용되는 듯 잊혀짐의 압력이 어딘가에 가해지면 다른 어디에서는 그 압력이 드러나기 마련인 것 같다. 머무르지 못하는 사람들 광야를 지나는 이들에게 그 여정은 과연 기꺼이 감내해야 할 푸른 미래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들에게 주어진 '만나'는 은총이 아닌 터전을 잃은 자들끼리의 유대와 희망과 생존을 위한 발구르기가 만든 현실의 산물이었을 것 같은데 같은 위치의 이들도 같은 사건에 다른 기억을 가진다. 그러니 높은 곳에 머무는 자가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