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이향익씨가 그리워

이집트쌀바라기새 2024. 2. 27. 23:40

십여년 전 한국 인디밴드의 음악을 많이 들을 시절

[더 핀]이라는 밴드를 좋아했었다.

 

무심한 듯 섬세한 가사들과

당시 환장하던 브릿팝에 가까운 멜로디컬한 곡의 전개는

갓 20살인 나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러던 2012년쯤,

밴드의 기타리스트 이향익씨가 사고로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유독 충격이 컸다.

나와 큰 연결점이 있던 사람이 아님에도

20대 초반 나의 마음에 손에 꼽을 만한 사건으로 기억될 만큼.

 

젊음과 청춘을 노래하던 삶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인가

괴로웠다 허무했다

아름다움으로 느껴졌던 노래들이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리는 노래들로 바뀌어 버렸다.

 

언젠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도 같다.

그렇게 당연하듯 그는 잊혀지고 시간은 흘렀다.

 

애플뮤직이 추천해준 덕에 

정말 오랜만에 더 핀의 [올해의 앨범]을 들었다.

와 너무 좋은데 분명 사랑했던 전개인데 계속 듣고 싶은데 

마음 한켠이 계속 울적했다

아직도 향익씨가 그리웠다. 그마음은 여전했다.

 

그의 근황을 알고파 폭풍 검색을 해보았건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유투브 검색했다가 [이향익 쾌유 기원 공연] 영상 보고 더 마음이 울렁이기만 했다. 

(당시 인디 밴드들이 합심해서 그의 치료를 위해 자선 공연을 했었다.)

 

궁금하다

나의 청춘 우리의 젊음이었던 이여

어디서 뭘 하고 계신지 건강하신지

자신의 노래에 마음이 두근댔던 누군가가 아직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아시는지 

 

그의 통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꽂히길 바라며 

앨범을 열심히 듣는 수밖에 없겠다

오늘 밤도 [올해의 앨범]을 듣고 자야지 

 

 

https://youtu.be/jqrSEyxH8LA?feature=shared

[올해의 앨범]에 수록된 [네덜란드] 라이브 영상 모두 풋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