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에디스 위더의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이집트쌀바라기새 2024. 1. 22. 23:51

몇 년 전 쿠알라룸푸르에서 반딧불 투어를 한 적이 있다.

태양도 전기도 아닌 생명이 내는 빛들에 둘러싸이는 비현실적인 체험에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이다.
그런데 태양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심해에는 그보다 화려한 색과 밝기를 뿜어내는 생물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신기하지 않나

 

심해생물의 발광은 

그들에게 화재 경보의 의미일 수도, 먹잇감을 유인하는 장치일 수도, 번식을 위한 뽐냄일 수도 있다. 

생물 스스로 발광체를 가져 빛을 합성하기도 하고, 빛을 내는 세균을 잡아 두고 활용하기도 한다. 

그 의미가 무엇이든 방식이 어떠하든 

수많은 생명의 적응력엔 경외심이 들기 마련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화는 정말 최고로 펀쿨섹한 개념이다. 
특정 환경에서의 삶의 방식이 어떤 외형을 만드는지 쫓아가다 보면 

생물종과 무관하게 모든 삶이 놀랍고 아름다워 보인다.  

빛을 내는 인간은 어느 문명에서건 영험한 인물로 묘사되어 왔다. 
그들이 심해에 가면? 별거 있나 특별할 것 없는 심해 생명체로 여겨지겠지 
이 비좁은 육지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광합성의 반대 방향을 생각하기엔 시야가 많이 편협하다.

우리는 너무 우리식대로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추천할 만한 책이다. 

놀라움은 물론이고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들을 들여다보는 멋진 해양과학자들의 열정과 투혼이 감동적이었다. 
과학에 관심이 있어도, 없어도, 그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