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잃은 꿀빨이새 유니버스
최근 새의 깃털에 대한 뉴턴지를 읽다가
초록색꿀빨이새 라는 멋들어진 이름의 새를 알게 되었다.

어떻게 꿀을 잘 빨면 이름이 꿀빨이새일지 싶어 구글링을 해 보았는데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꿀빨이새들이 노래하는 법을 잃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아기 꿀빨이새들은 어른 꿀빨이새로부터 지저귀는 법을 배우는데,
급격한 개체 수 감소로 뉴비 새들이 노래를 배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노래를 배우지 못하는 새들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힘들고
짝을 찾기도 어려워진다.
심지어 개체 수가 적은 지역에 사는 꿀빨이새들은
꿀빨이새가 아닌 개체에게 노래를 배워 다른 종의 노래를 부른다고도 한다 (!!)
다른 소리를 내면 힙하고 멋지잖아? 는 과도한 긍정회로다.
인간이 말 못하고 야옹거린다면 누가 그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싶어할까
새도 마찬가지다. 다른 소리를 내는 새는 번식 가능성이 낮다.
개체 수 감소가 괴현상을 낳고
그 괴현상이 또다시 개체 수 감소를 가속시키는 양의 피드백
꿀빨이새나 우리나 거기서 거기다.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요즘 아이들은 또래 집단에서의 지지고 볶는 경험에 의한 사회성을 기르지 못하고
가리워진 세상에서 미디어의 편협함에 먼저 빠져든다.
그 아이들이 커서 누군가를 위해 온 마음을 내어주고 보살피는 가정을 꾸릴 수 있을런지?
(물론 나부터도 그럴 수 있을런지)
그렇다 인구가 감소하면 인구는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
꿀빨이새의 미래가 곧 우리의 미래고
우리의 미래가 꿀빨이새의 미래인 꿀빨이새 유니버스
어쩌면 이것도 진화사의 한 페이지에 실릴 큰 그림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조금은 두렵다